엄마의 마음으로 함께하는

맘엔맘은완주 소양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돌봄공동체입니다. 완주군은 워낙 넓어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는 지역인데, 소양은 그 중 농촌 지역입니다. 아이들이 많이 있는 지역은 아니에요. 하지만 전주와 인접해 있어 귀촌을 해오는 인구가 꽤 있기에 드문드문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분포해 있습니다. 면 소재지에는 초등학생과 청소년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교육협동조합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돌봄과 돌봄장소는없었습니다. 혼자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많았고, 공동체 대표를 맡은 저 역시 혼자 육아를 하며 늘 외롭고 힘들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할 수 있다면 저도 돌봄공동체를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며 여러 엄마들을 알게 되었고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러다 가족센터에서 돌봄공동체를위한 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양 지역에 사는 미취학 아동 부모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어린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가정 중심으로 공동체가 만들어졌어요.

공동체의 이름을 어떻게 결정할까 하다가 엄마들이 모여 돌봄을 하는 공동체니까‘엄마’의 ‘마음’으로함께하는 공동체란 의미를 담아 mom(엄마) & mam(마음)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엄마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아이들의 놀이,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어느덧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처음보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졌지요.

공동체 건물 앞에서 아이와 엄마들이 놀이하는 사진 엄마들과 아이들이 찰흙놀이를 하는 사진

처음에는 따로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집과 센터를 전전해야 했지요. 제가 사는 마을의 청년회관(마을회관)이 몇 년째 유휴 공간이라 그 공간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공간을 쓸 수 있다면 다양한 문화 활동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마을이장을 찾아가 부탁을 드렸습니다. 걱정과 달리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더군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지요. 청소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습니다. 엄마들이 매일 모여 청소를 하고 조금씩 공간을 꾸미고, 지원사업을 통해 돌봄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비해 놓자 제법 우리만의 돌봄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안정적인 돌봄 공간이 생기니 모여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자유 놀이도 하고 엄마들이 준비한 프로그램도 하고 밥도 먹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친밀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요. 집에 갈 때마다 아이들은 회관에 언제 모여요? 회관에 언제 또 와요? 하고 묻습니다. 이 공간을 매우 사랑합니다. 저희 공동체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엄마들 위주로 모이긴 했지만 그 아이가 둘째, 셋째면 그 위로 초등학교 학생이 있지요. 아이들이 전부 모이면 연령대가 정말 다양합니다.

엄마들과 아이들이 카메라를 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엄마들과 아이들이 물놀이를 가서 노는 사진

당연히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건 벅찬 일입니다. 영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짜다 보니 초등학생 아이들은 각자 놀게 되고, 초등 놀이를 하다 보면 영유아 아동들은 아예 배제돼 버리지요. 하지만 이런 문제도 시간이 지나며 저절로 해결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동생을 챙기고, 동생은 언니, 오빠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우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은 또래와 지내며 배우기 마련이지만, 언니, 오빠, 누나, 형과 함께 어울리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공동체 활동에서 빠지는 것을 고려했지만, 지금은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맘엔맘은모든 연령대의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공동체를 유지해 갈 것입니다.

2022년 돌봄공동체성장사례집 - 맘엔맘